그냥 해 본 생각

아이를 낳고 아내와 멀어졌다

A Bank Clerk 2018. 2. 6. 05:02

아이를 낳고 아내와 멀어졌다
내 경우에 아이를 낳고 아내와 멀어진다는 말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이전부터 성격차이가 있었던 것은 알고 있었으나 첫째를 낳고 난 뒤, 갈등이 폭발한 이유는 육아로 인해 서로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일은 나에게만 발생한 것은 아닌 것 같다. 1957년 사회학자 르매스터스는(E.E.LeMasters) 갓난아기의 부모의 83퍼센트가 결혼생활의 크고 작은 위기를 맞는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논문 발표 이후 다른 방법론을 통해 이 연구를 반복 관찰했지만 르매스터스의 연구 결과는 아직도 유효하다고 한다. 미국을 포함한 10개 국가에서 대다수 남녀가 첫아이를 낳은 후 결혼생활 만족도가 떨어졌고 대다수는 15년동안 그 상태가 지속되었으며 자녀가 독립할 때까지 관계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한다행복한 부부생활은 자식을 가질지 그렇지 않을 지의 동의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양쪽 모두 아이를 가지기 원했던 부부는 이혼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지만 한쪽만 원했던 커플들은 아이가 다섯 살이 될 무렵에 별거하거나 이혼했다고 한다. 결혼 전에 아이에 대한 생각을 서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실제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느냐 갖지 않느냐에 따라서 생활 패턴이 전혀 달라지므로 반드시 따져봐야 할 문제이다.

애착. 갈등의 시작점
1966년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이 차우셰스쿠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피임과 낙태를 금지하고 25세 이상의 자녀가 없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부과했다. 그 결과 출산율은 높아졌으나 버려지는 아이가 많아졌고 이에 루마니아의 독재자는 수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고아수용소를 만들었다. 시설에 수용된 아이들은 세심한 보살핌을 받지못했는데 그 아이들 중 캐나다로 이민간 가정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생후 4개월 이전에 입양된 아이들은 어느 가정의 아이들과 별반 차이가 없었으나 생후 8개월 이후에 입양된 아이들은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거나 갈수록 반사회적인 행동을 보였다. 인간의 성장과정에서 특정기간에 어떤 사람과의 믿을만한 관계를 형성했는지가 이후 발전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인데 앞선 사례는 유아기의 애착 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믿을 수 있는 어떤 대상을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방식으로 사회능력을 발전시켰다. 육아스트레스의 시작은 아이의 사회적 능력형성과정에서 필수적인 애착을 만들어주기 위해 시작되며 주된 요인은 수면부족, 고립감, 육아분담에 대한 불만, 우울증 등이다. 아이는 부모의 온전한 헌신을 기반으로 성장하는데 여기에 막대한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부모의 갈등이 시작된다.

 

내가보는 나와 다른 사람이 보는 나

부부 사이의 갈등에는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 이외에는 특별한 해결책이 없다. 사회학자 에드워드 존스와 리처드 니스벳은 갈등의 중심에는 지각의 불균형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각의 불균형은 자신의 행동은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비롯되었지만 다른 사람의 행동은 개인의 특성에서 비롯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의 행동에는 그 동기나 의도 같은 세부적인 정보가 있지만 다른 사람의 행동에는 이런 정보들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내 행동처럼 그 배경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해의 대상이 의도, 감정 같은 당시의 행동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의 감정에 우선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아내에게 화가 나는 이유는 내가 아내보다 더 힘든 것 같아서일 것이다. 내 짐을 덜어줄 사람이 아내 뿐인데 상대적으로 내가 더 힘들어 보이고 그 화를 아내에게 돌리게 된다. 서로 힘든 상황임을 알고 배우자와 잘 이야기하여 서로 힘든 점을 줄여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부부 사이뿐 아니라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적용가능하다.

 

참고 : 베이비브레인, 존 메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