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하라
능력은 0.5명인 동료
회사에 있을 때 임금피크를 앞둔 분들을 보면 속이 터졌다. 특유의 느림이나 무관심함이 다른 구성원들의 사기를 꺾었기 때문이다. 지원부서가 아닌 영업부서에서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는 그 분들의 존재가 목표만 더 받아 힘들고 일손만 모자를 뿐이었다. 하지만 입장을 바꿔보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결과가 이미 정해져 있는데 더 열심히 하라는 말은 어쩌면 무책임할 수도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말은 어쩌면 다음 경기를 위한 것인데 더 이상의 경기가 남아있지 않다면 열심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어머니의 가르침
어린 시절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자라면서 그런 가르침은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직장생활에서 ‘열심히 했습니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할 뿐이었다. 직장에서 요구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결과였고 어려운 과제를 맡아 악전고투하는 모습이 평가받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운 과제를 맡아 성과를 내는 것이 더 우월한 전략으로 보였다. 어쩌면 직장에서의 보상은 문제 해결의 과정보다는 어떤 과제를 맡는가에 달려있다. 어머니의 가르침은 틀렸던 것일까?
아이에게는 과정을 칭찬하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꽤 오래 전에 유행한 책이 있었다. 디테일은 기억나질 않지만 그냥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책으로 기억한다. 칭찬을 많이 해주면 그 칭찬이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어서 좋은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키울 때에는 칭찬 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이의 능력이나 상태를 칭찬할 경우 아이들은 칭찬을 받고 싶은 마음에 더 쉽게 칭찬받을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칭찬은 중독성이 있을 정도로 아이들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아이들 입장에서 쉽게 칭찬받기 위해서 어떤 편법을 택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맞는 일일 수 있다. 따라서 칭찬의 대상은 아이의 현재 모습이 아닌 그 모습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나 노력이 되어야 한다. 그 대상을 잘 골라서 칭찬한다면 아이들은 고된 과정을 보상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론과 현실사이의 균형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어머니의 말은 어른에게는 맞지 않는 말일 수도 있다. 나에게 정해진 체력이 있는데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은 어쩌면 집중력을 흩어 버릴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맞는 이야기이다. 이제 운동을 시작한 사람에게는 당장의 경기 결과보다는 운동시의 올바른 자세를 잡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과정을 중요시하는 어머니의 가르침은 비록 현실과는 좀 떨어져 있을지언정 육아책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무척이나 교과서적이다. 결국 교과서의 가르침과 현장에서의 괴리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인생 아닐까? 개인적으로 결과없는 열심은 결코 평가받을 수 없다고 생각함에도, 어머니의 지혜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