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로 가는 터키여행
2019년부터는 2008년부터 쌓인 마일리지가 소멸되기 시작했다. 2008년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마일리지 정책이 바뀌면서 마일리지의 소멸기한을 정했기 때문이다. 나도 아무 생각없이 마일리지를 쌓기만 했는데, 이번에 적립마일리지의 일부가 소멸됨을 확인했다. 갑자기 없어지기 전 마일리지를 어딘가 사용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밀려왔다. 마침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처가에 갈 일이 생겼고, 나는 혼자서 여행을 갈 수 있게 되었다.
마일리지로 사용할 수 있는 국가를 검색하던 중, 터키 이스탄불행 비행기표가 있는 것을 발견했고, 얼른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예약했다. 예약이 먼저라 나중에 계산해본 것이지만, 이스탄불행 비행기는 대략 100만원 정도로 이용금액 대비 카드 할인율로는 1% 정도이다. 마일리지 소멸 때문에 결정한 여행이지만 카드할인으로만 생각하면 효율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터키는 예전 우리나라로 치면 외환위기와 비슷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고 원화 대비 터키 환율이 200원 미만으로 내려간 상태로 물가가 아주 저렴해서 손해는 아니라고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이스탄불에서 주저앉기. Flex!
터키에 간다는 한국사람들의 일정을 보면 이스탄불, 카파도키아, 파묵칼레를 주로 많이 간다. 터키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나라여서 이스탄불에서 카파도키아, 파묵칼레를 가려면 항공기를 타지 않고는 왕복으로 하루 이상 걸리는 일정이었다. 나는 그냥 이스탄불에서 10일 정도를 묵는 일정을 짰다. 터키는 서울에서 비행시간은 12시간이고, 시차는 6시간으로 여타 유럽국가와 같이 여행 앞뒤로 체력과 시차 적응에 따른 부담은 있는 편이다.
여행준비 - 역사공부
터키 관련된 책을 찾아보니 보니, 사진의 설명과 개인적인 감상 등을 적은 블로그 같은 책이 대부분이었고, 어떤 책은 역사와 최근 정치관계 등을 담은 너무 복잡한 책이었다. 터키의 역사 등은 몹시 흥미로웠다. 하지만 로마와 셀주크투르크, 오스만제국, 현재의 터키로 이어지는 긴 역사는 내용이 방대해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전국역사교사 모임이 쓴 ‘처음 읽는 터키사’가 잘 읽혔다.
한국에서 환전하면 손해
첫날은 이스탄불 여행자라면 반드시 방문할 아야소피아성당, 블루모스크, 그랜드바자르를 방문했다. 나는 그랜드바자르를 가기 위해, 아야소피아성당과, 블루모스크를 지나쳤는데, 이유는 터키리라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터키리라는 신한은행에서 환전이 가능했는데 인터넷에서 조회되는 기준율이 196원정도인데, 기타통화로 구분되어 우대를 받을 수 없다. 현찰로 살 때 210원 정도로 지나치게 비싸다. 결국, 우대율을 90%받을 수 있는 유로(EUR)로 환전을 하고 터키로 왔다.
공항에서 소액을 환전하고 나와야 함
아침 9시에 출발했기 때문에 기운이 넘쳤기 때문일까? 12시간의 비행은 생각보다는 힘들진 않았다. 영화를 4편보니 무사히 터키에 도착했다. 환율이 좋지 않다는 공항을 나와 환전을 하고 싶어서 공항을 섣불리 나왔는데,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터키 이스탄불 공항은 인천공항과는 달리 공항건물 자체에 들어갈 때, 검색대를 거치게 되어있다. 밖에 있는 공항버스를 타고 싶었지만 가지고 있는 터키리라(TRY)는 없고, 교통카드인 이스탄불카르트를 결제할 수 있는 자판기는 신용카드 결제에서 자꾸 오류가 났다. 결국 나는 환전을 하러 공항에 들어가기 위해 검색대를 다시 지나야했다.
악명높은 터키 공항 환율
아무튼 공항 내에 있는 환전소에서는 유로를 살 때 6.5325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4%의 커미션과 BSMV라는 명목으로 커미션의 5%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추가로 제한다. 20년 1월 20일 기준으로 100EUR을 환전하면 653.25를 받을 수 있는데 여기에서 수수료4%를 제한 26.13을 빼고 또 BSMV(은행세 명목이라고 한다. 아무튼 수수료이다.)인 1.31을 빼면 625.81을 받을 수 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100EUR 환전시 =====
환율 653.25
수수료 26.13
BSMV(수수료2) 1.31
=============
받는금액 625.81
이 글의 작성일인 20년1월21일 한국에서 터키리라(TRY)를 환전하는데 네이버에서 조회되는 터키리라(TRY)환전시 KEB하나은행의 환율이 196.29이고 신한은행에서 현금 살 때 환율은 212.02가 나온다.
한국에서 유로(EUR)를 환전하고 터키에서 다시 터키리라(TRY)를 환전하는데 시차가 있긴 하지만 나는 한국에서 유로(EUR)를 90%우대를 받아 1288.31에 살 수 있었다.
종합하면, 100EUR 기준으로 6.2581TRY를 살 수 있으므로 나는 터키리라(TRY)를 205.85에 산 셈이다.(1288.31/6.2581)
결론적으로는 신한은행에서 TRY를 환전해오는 것보다, 한국에서 유로를 사고 터키 공항에서 환전을 하는게 더 유리하다. 터키공항은 시내에 비해서 엄청나게 비싸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환전하는 것보다 더 낫다. 한국에서 수수료 없이 외화예금에 넣을 수 있는 달러로 환전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와서 보니 매수와 매도의 차이인 스프레드가 유로보다 크다. 즉, 터키는 유로로 환전을 해 오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환전은 에뮈뇌뉘(Eminönü) 근처의 KALE Dovis tic.a.s 에서
시내 전부를 돌아보진 않았지만, 눈에 보이는 환전소(Döviz)를 본 결과, 탁심시내보다 그랜드바자르 근처가 좋다. 나는 그랜드바자르를 찾아서 아야소피아성당과 블루모스크를 밖에서 구경하며 걸었다. 만나는 곳마다 잠시 들러서 구경하다 보니 반나절이 훌쩍 지났다. 드디어 도착한 그랜드바자르는 사실 남대문 시장에 온 느낌이었다. 그 분위기는 무척 재미있지만 물건이 하나같이 조잡해서 별로 사고 싶지 않았다. 상점에는 관심이 없고 가끔 만나는 환전소 앞에 걸린 환율을 적으며 돌아다니다가 어느 순간부터 길을 잃었다. 이 지역은 그랜드바자르 그 자체도 크지만 그 옆에 붙어있는 시장 거리도 엄청나게 크고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방향감각을 잃기 쉽다. 인터넷 연결도 되지 않아서, 골목에서 나오는 방향을 알기도 어려웠다. 헤메다 보니 나는 어느새 에미뇌뉘에 도착해 있었다.
22일 기준, 내가 본 것 중, 가장 좋은 유로환율은 에미뇌뉘(Eminönü) 근처의 KALE Dovis tic.a.s의 6.5600이었다. 1288.31/6.56 = 196.38원으로 상당히 저렴하게 환전할 수 있었다. 물론 EUR과 TRY의 환전 시차가 있기 때문에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다.걷는데 지친 나는 65540에 대부분의 유로를 환전했었는데,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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