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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의 매력 벽 빼곡히 LP가 꽃혀있는 LP카페에 가서 노래를 신청했더니 알바생이 스트리밍사이트에서 검색을 해서 틀어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웃은 적이 있다. 사실 내 세대에도 LP가 익숙하지는 않다. 오늘 도서관에서 너무 졸려서 잠시 음악을 들으려 LP를 빌려 마이클잭슨의 Dangerous를 들었는데 LP가 왜 매력이 있는지 알것도 같다. 일단 커버와 LP를 포장하는 속지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디자인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가사집도 있을 수 있고 아티스트의 사진, 각종 그림도 있다. 두번째는 노래가 흐르면서 물리적으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진다. 마치 아날로그 시계처럼. 앞뒤로 뒤집는 것도 재미있다. 양면에 적혀있는 종이처럼. 나는 카세트테이프세대였는데 어쩌면 카세트테이프는 LP와 무척이나 비슷했구나...
이제 85일 하늘이를 만난지 어느덧 85일째 되었다. 아직 밤에 두번정도는 깨지만 그래도 4시간 정도는 연속으로 자기 때문에 다음날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몸무게는 6.5kg정도로 오래 안고 있으면 등이 아플정도로 묵직하다. 이제는 얼굴에 살도 오르고 눈도 잘 맞추고 웃어준다. 보채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힘도 들지만 그 과정에서 정이 든다. 어떤 사람들은 출산하고 아이를 처음봤을 때, 눈물도 흘리고 한다는데 나는 하나같이 낯설었다. 내 아이라는게 실감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안고 먹이고 하는 동안 정이든다. 보면 볼수록 귀엽고 사랑스럽다. 낯설던 이 친구는 어느덧 가족이 되어 방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술탄아흐멧 광장 - 아야소피아, 블루모스크 술탄아흐멧 광장 인근 볼거리 2일차 일정은 이스탄불에 온 여행자라면 반드시 방문하는 술탄아흐멧역 근처에서 시작했다. 트램역인 술탄아흐멧은 근처에 아야소피아박물관, 블루모스크(술탄아흐멧모스크), 지하궁전, 톱카프 궁전, 귈하네 공원 등이 몰려있다. 조금만 걸으면 그랜드바자르와 여행자들의 교통요지인 에뮈뇌뉘(Eminönü) 인근의 예니모스크(Yeni Cami), 쉴레이마니예모스크(Süleymaniye Camii)등도 갈 수 있다. 이스탄불에서 머무는 일정이 3일 이내로 짧다면, 이 지역에만 머물러도 전부 둘러보지 못할 수 있다. 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아야소피아 성당의 성화, 블루모스크 내부 방문,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의 알렉산더 대왕 석관과 카데시 조약 점토판, 톱카프 궁전 내부와 보석, 무기와 ..
터키여행 - 환전은 에뮈뇌뉘에서 마일리지로 가는 터키여행 2019년부터는 2008년부터 쌓인 마일리지가 소멸되기 시작했다. 2008년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마일리지 정책이 바뀌면서 마일리지의 소멸기한을 정했기 때문이다. 나도 아무 생각없이 마일리지를 쌓기만 했는데, 이번에 적립마일리지의 일부가 소멸됨을 확인했다. 갑자기 없어지기 전 마일리지를 어딘가 사용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밀려왔다. 마침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처가에 갈 일이 생겼고, 나는 혼자서 여행을 갈 수 있게 되었다. 마일리지로 사용할 수 있는 국가를 검색하던 중, 터키 이스탄불행 비행기표가 있는 것을 발견했고, 얼른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예약했다. 예약이 먼저라 나중에 계산해본 것이지만, 이스탄불행 비행기는 대략 100만원 정도로 이용금액 대비 카드 할인율로는 1% 정..
주저앉기를 주저하지 않음 이제는 벤치에서 2019년이 가고 2020년이 왔다. 아내는 인스타에 올릴 목적으로 2019년 우리가족 10대 사건을 뽑았다. 아내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맡아서 잘 운영하다가 셋째를 임신해서 출산휴가에 들어섰다. 첫째는 수영을 배웠고, 두발자전거를 타기 시작했고 스노우보드를 처음 배웠다. 그런데 나는 막상 2019년에 했던 일이 잘 생각나지 않았다. 쥐어짜서 생각한 것이 파이썬 배운것, 선물거래 시작한 것 정도이다. 사실 특별한 일이 없었다. 아내는 '그래도 뭐 특별한 거 없어?' 라고 물었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첫째가 처음 시작한 모든 행동의 장소에 내가 있었다. 아직은 아이 옆에 내가 함께 있어야 했고, 첫째의 성취는 내 지분이 상당부분 있었다. 어느 순간 나는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가 아닌 벤치에 앉..
발리여행 - 우붓 출발 전부터 갈등 발리 여행을 하게 된 계기는 아내의 거침없는 추진력 때문이었다. 나와 스타일이 전혀 다른 아내는 매사에 나와 마찰이 있는데, 이번 여행을 계획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셋째를 낳기 전, 아내는 해외여행을 다녀와야 한다는 다급함이 있었고, 나 역시 그 다급함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며 여행지를 물색하고 있었다. 아직 매일 낮잠을 자는 5살 어린 아이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가능하면 비행시간이 4시간 미만인 곳을 찾았으나, 아내는 셋째를 낳기 전에 그래도 멀리 가고 싶다면서 비행시간이 7시간 정도되는 발리를 후보지로 꼽았다. 나는 7시간이 넘는 긴 비행시간과 그 보다 비행시간이 더 짧았던 코타키나발루 대비해서, 어린아이와 임산부가 있는 가족구성원의 특성상 발리가 적합하지 않다는 논지로 반대했지만..
저출산의 해결책 – 돈과 시간 엄마는 나를 미워하는 것 같아 둘째가 가끔 잠들기 전에 엄마를 찾으면서 울 때가 있다. 그때마다 하는 말이 엄마는 자기보다 아빠나 언니를 더 사랑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냥 흘려들을 수 있는 5살의 잠투정이기도 하지만 첫째도 아내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졌던 것을 보면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것 같기도 하다. 3년 전, 내 육아휴직으로 인해 우리 부부는 아내가 직장생활을 하고 내가 집안일을 하는 것으로 분업을 했다. 아내는 내 육아휴직 이후에 회사 일에 ‘전념’했는데, 주중에는 아이들이 잠드는 10시 이전에 돌아오지 않았고, 주말에도 수시로 출근을 했다. 한국인은 미쳤다 육아 휴직 전, 나도 회사에서 하루 14~16시간이 넘는 업무시간을 소화했다. 그때는 내가 과연 가족의 구성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느리게 행동하면 보이는 것들 쉬면서 달라진 것들 이제 육아휴직을 한지 2년 반이 넘어간다. 멀쩡한 남자가 직장생활이 아닌 아이를 보는 역할을 주로 하는 ‘이상한’ 생활도 어느덧 익숙해지고 있다. 사회적 시선에서 얼마나 벗어나기 어려운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고, 그 어려움 속에서도 나름 잘 숨어서 생활하는 방법도 배워가고 있다. 하는 일도 점점 수익이 늘어나면서 6개월 이후에는 복귀가 아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아무튼 새로운 생활도 나쁘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감정코칭과 세상을 보는 시선 2년반 동안 아이들과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내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것은 감정코칭에 대한 책이었다. 사실 감정코칭 자체는 내용이 많지 않았지만 뒤이어 신경과학자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