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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해 본 생각

과거의 복기인 육아

다른 사람의 감정에 귀 기울이기

최근 감정코칭에 대해서 읽으면서 내 자신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감정코칭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했는데 난 사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생각해본 적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내가 하는 말이 맞는지 틀리는 지에만 집중해서 내 말이 맞다고 생각되면 상대가 어떻게 느끼든지 그냥 밀고 나갔던 적이 많았다. 그것은 나에게도 마찬가지여서 나 역시 내 감정 자체에 그렇게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감정코칭의 핵심이 단순히 아이의 감정을 입으로만 읊는 것이 아닌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같이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의 감정을 좀 더 주의깊게 관찰하게 되고 더불어 내가 느끼는 감정에도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메타감정(초감정)

성인이 되면서 난 감정의 기복이 정말 작아졌다. 감정이 메말랐다고 할 수도 있고, 원래 성향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감정이 조절이 안 될 정도로 화가 나고 실수로 이어지는 일이 생겼다. 책을 찾아보니 이것은 메타감정(meta emotion)이라고 한다. 메타감정은 일반적인 감정 이외의 내 성장과정 등에서 자신도 모르게 내재되어 있는 감정을 말한다. 인간의 감정은 어떤 일에 빠르게 반응하기 위해서 나타나는데, 나도 모르게 어떤 상황에서 특정한 감정으로 반응하게 된다. 내 경우에는 어른이 되어서 상황이 많이 바뀌었는데도 어릴 적의 반응을 되풀이 하고 있는 셈이었다. 어릴 적에는 화를 내서 다른 사람의 주의를 끌었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화를 내서 주의를 끌 이유가 없고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 스스로 내 감정을 살펴본 결과, 나는 그렇게 화를 낼 일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고 잠시 모든 일에서 떨어져 있었다.

 

감정코칭은 서로 감정을 주고 받는 것

메타감정과 마주쳤을 때, 자신의 감정을 지나치게 억누르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감정코칭을 할 때에도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 하면서, 아이에게 말하는 것이 맞는 방법이라고 한다. 단지 자신이 메타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인식해야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아이에게 적절한 코칭을 할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아이에게 말하는 것은 어른인 자신도 아이와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알려주고 아이가 자신의 감정과 공감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 또한 표현할 때, 다른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결국 감정코칭은 일방적으로 어른이 아이의 감정을 공감하는 것이 아닌 감정을 서로 주고 받는 연습인 것이다.

 

과거의 복기

내 무의식 중에 어떤 반응 패턴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부분이다. 나를 만들어가는 성장과정에서 내가 거쳐갔지만 이제 더 이상은 내 모습이 아닌 것이다.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이 있는 것은 어쩌면 내 안에 내 아이와 같은 미숙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아이를 위해 감정코칭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글을 읽다가 어느 순간 아이와 같이 미숙한 나를 발견했다. 한 번 지나간 성장과정은 다시 똑같이 반복할 수 없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을 통해서 난 내 부족한 과거를 어느 정도 보완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