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를 먹느니 담배를 피우라고?
과자를 권하느니 담배를 권하라는 말이 있을만큼 과자에 대한 괴담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과자의 유해성을 하나하나 따져보기는 관련 지식이 없어서 어렵고 또 어릴적 함께했고 어쩌면 지금도 함께하고 있는 과자의 불편한 진실과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막연하게 과자가 몸에 안 좋을 것 같다는 확신은 있지만 어느 정도로 안 좋은지는 잘 모르고 있다.
끝없이 제기되는 식품첨가물의 유해성
과자에는 단순히 당분만 많은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식품첨가물 등이 첨가되어 있다고 한다. 과자에 들어있는 식품첨가물은 과거 KBS 추적 60분에서 과자에 대해 다뤄서 이슈가 된 바 있다.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식용타르로 만드는 색소, 안식향산나트륨, 아황산/아질산 나트륨 등이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식품의 복잡한 분자구조 때문에 사실 인과관계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라고 한다. 식품첨가물의 유해성은 심증은 가지만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데에는 아직까지는 어려운 일이다.
단심가와 하여가
내가 아이에게 과자를 주지 않으면서 드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이다. 하나는 이가 썩을 수 있다는 점, 둘째는 밥맛이 없다는 점, 세번째는 살이 찔 수 있다는 점이다. 큰 아이는 이 세가지의 이유에 나름 대비책을 세워서 나를 설득한다. 첫째로 이가 썩을 수 있음에는 과자를 먹고 난 뒤, 즉시 이를 닦겠다는 약속으로, 밥맛이 없다는 논리에는 저녁식사까지는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다는 논리로, 살이 찐다는 논리에는 저녁에 산책을 하러 가자는 말로 대응한다. 큰 애의 대응책을 들어보니 그럴 듯하다. 만약 바로 이를 닦고, 식사까지는 시간이 충분히 남아있으며, 운동으로 먹은 칼로리를 전부 사용할 수 있다면 과자는 좀 많이 줘도 되는 것일까?
단순당이 문제다
식품첨가물은 제외하고라도 과자에 많이 들어있는 당분에 포인트가 있다. 당분은 우리 몸에서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이다. 특히 뇌는 당분 만을 에너지로 사용한다. 당분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곡물에 주로 들어있는 복합당과 과자에 들어있는 단순당이 있다. 과자에 들어있는 단순당은 인류가 자연적으로 단순당과는 달리 그 양이 막대하고 흡수가 지나치게 빠른 것에 문제가 있다. 매일 먹는 밥에 들어있는 복합당은 상대적으로 소화시키기 어려워서 체내의 혈당이 완만하게 올라가지만 과자에 들어있는 단순당은 소화와 흡수가 빨라서 혈당이 급격하게 올랐다가 이에 대한 인슐린의 과다 분비로 다시 혈당이 급격하게 떨어져서 자연스럽게 당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또한 단순당을 섭취했을 때, 행복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었다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상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가 호르몬의 분비가 끝나면 오히려 우울해 질 수 있다고 한다. 단 것을 먹었을 때 오는 행복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단맛에 중독되기도 쉽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아이에게 말해줄 수 있는 확실한 사실 하나는 이것이다. 과자에 있는 당은 지나치게 양이 많고 소화되기 쉬운 형태라서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고구마 같은 복합당을 주로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복잡한 논리를 아이에게 이해시키고 또 아이가 납득할지는 모르겠다. 아이들이 기분 나쁠 때, 사탕 하나씩 물려주면 너무나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에게 과자는 담배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앞서 식품첨가물, 요동치는 혈당 등을 실컷 써 놓았지만 흡연자에게 자발적이지 않은 금연은 너무 가혹해보이는 것처럼 아이들에게도 사탕을 전면금지하는 것은 가혹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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