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기적
아이와 함께 외출했을 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은 스마트폰의 영상을 보여주는 일이다. 방금까지도 몸을 가만히 두지 못했던 아이는 마법에 걸린 것처럼 스마트폰에 빠져든다. 급격히 성장하기 때문에 엄청난 움직임으로 자라는 몸을 끝임없이 맞추던 아이는 스마트폰 앞에서 다 성장한 어른처럼 가만히 있게 된다. 이런 기적이 일어나는 것은 스마트폰의 강한 시각적 자극이 인간의 모든 집중력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이를 반응성주의력이라고 하는데 인간은 사물의 움직임, 번쩍거림 등에 강하게 반응하도록 진화해 왔다. 자연에서 그러한 움직임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인류는 지금까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많이 하는 일을 더 잘하게 되는 인간
문제는 인간에게 내제된 움직임에 대한 반응이 인류 모두에게 내재되어 있어서 너무 흔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산만한 아이라도 일정시간 동안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한 집중력은 모두들 타고 났기 때문에 시장에서 평가받지 못한다. 중요한 지식은 눈에 보이지 않고 움직임도 없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들은 스마트폰의 움직임처럼 인간을 사로잡지 못한다. 인간의 뇌는 많이 사용하는 기능을 시냅스의 연결을 통해서 평생 동안 개발시키게 되어 있는데 이러한 재미없는 지식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면서 집중할 수 있는 능력도 개발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지속적인 시청은 이런 자극이 적은 일들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키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시간을 점유한다. 많이 하는 일을 잘하게 되는 뇌의 특성 때문에 스마트폰에 시간을 점유 당하면 당할수록 지식 습득은 갈수록 더 힘든 일이 되는 것이다.
인생을 점유하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우리가 살았던 것과는 좀 다르다. 영상을 접하기만 했던 우리 세대와는 달리 지금의 아이들은 직접 영상을 찍어서 소통한다. 하지만 이런 환경이 과거 인류가 축적했던 지식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의 유해성은 그 매체 자체가 가진 위험성에 기인하기 보다는 사람이 영상을 너무나 좋아하고 잘 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점유하는 것에 있다. 역설적으로 영상으로 소통하는 시대가 되면 될 수록 책에서 재미를 찾는 아이들의 가치는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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