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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을 보내며

어린 아이와 같다는 것(막10장 13절)

 

어린아이와 같다는 것?

성경 중에 그 의미가 잘 이해되지 않는 몇몇 구절이 있는데, 내 경우에는 마가복음 10장 13절에서 16절까지 나오는 예수님께로 오는 어린아이들에 대한 부분이다. 이 구절에서는 예수님이 좋아서 다가오는 어린아이들을 제자들이 막자 예수님이 제자들을 꾸짖으며 하늘나라가 이런 어린아이들의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14절에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와 같이 받든다’ 라는 또하나의 애매한 구절이 있을뿐 이런 어린아이들이 도대체 어떤 아이들인지는 명확하게 나와있지 않다. 이 구절은 어린이 날이면 흔히 언급되는데 내 기억에 남지 않는 것 보면 설교에서도 명확하게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른스럽다는 것

어린아이와 같다는 명확하지 않은 개념을 풀기위해서 반대로 어른스러운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개인적으로는 오늘 내가 느꼈던 감정이 어른스러운 감정의 대표적인 예가 아닌가 싶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는데 한 명은 부모님으로부터 건물을 받아 일찌감치 은퇴를 했고 다른 한명은 누구나 가지고 싶은 외제차를 타고왔다.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진심으로 인생에 회의가 느껴졌다. 나도 열심히 살았는데, 치열하기로는 저 친구들이 비교할 수 없을만큼이었는데, 그들에 비해 내세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속물임을 인증하는 것 같았지만 친구들의 성취에 진심으로 가슴이 쓰렸다.

삶,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크게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건물과 외제차는 내게 없지만 그들과 비슷하게 나는 가족이 있고 친구들이 있다. 재산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사실 그들과 내가 생활하는 것에는 크게 다른 점은 없다. 어른은 외제차를 타고 가는 것에 집중한다면 아이들은 여행 그 자체에 더 집중한다. 사실 아이들에게는 그 차의 가격엔 관심이 없다. 그냥 일상의 행동에 더 관심이 있을 뿐이다. 나도 어릴 때는 사실 우리집이 그렇게 가난한지 몰랐다. 대학생이 되고나서야 다른 친구들과 내 환경의 격차를 실감했다. 그렇다고 내 어린시절이 불행했을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부족했지만 어머니와 형과 나는 행복했다. 그냥 그 시간이 좋았다.

삶을 즐기는 어린아이

예수님은 그냥 자신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셨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불행해지기 보다는 주어진 삶 자체에 집중하는 것을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를 받든다라고 표현하셨는지 모르겠다. 나는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일까? 어린아이들은 친구들과 헤어지면서 그 친구의 좋았던 장난감을 마음에 두고 마음 아파하지 않는다. 그냥 그 노는 순간을 즐길 뿐. 내 마음이 어린아이 같았다면 친구들의 건물과 외제차에 진심 마음이 상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만에 이야기 나눴던 그 시간이 기억 남았을 것이다. 아! 어른이 어린아이 같아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이 더 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