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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을 보내며

어떤 일에 목숨을 걸 것인가? (마태복음 12장 12절)

악마는 디테일에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흘려야 할 피가 필요하다면
죄인을 대신하기 위해 희생의 제물 필요하시다면
내 생명 제단위에 드리니
주 영광 위해 사용하소서
생명이 또 다른 생명 낳고 주님 볼 수 있다면
나의 삶과 죽음도 아낌없이 드리리

 

'밀알'이라는 찬양이다. 교회에서 많이 부르는 찬양인데 나는 어느 순간부터 이 찬양을 따라부르기가 부담스럽다. 이 찬양은 세상의 죄를 대신해서 죽으신 예수님을 모티브로 만든 찬양이기 때문에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누구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막상 가사를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 내가 죽겠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단지 죽음이 두려워서 이 찬양을 부르기 부담스럽다는 거냐고 물어본다면,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다. 하지만 과연 어떤 일에 죽음까지 불사하겠는가를 생각해보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생각난다. 과연 어떤 일이 세상을 구원하는 일이고 죄인을 대신하기 위한 일인가? 이 찬양은 예수님을 추모하는 찬양으로 부르면 쉽게 부를 수 있지만 어떤 일이 예수님을 닮는 일인가를 생각하기 시작하면 따라부르기 어려운 찬양이다. 

 

단순화의 힘과 위험성

교회의 강점은 복잡한 인생을 단순화시킨다는 것이다. 삶의 모든 문제를 예수님으로 해결한다. 실제로 이 단순한 접근은 힘이 있다. 하지만 삶에 적용했을 때, 엄청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믿음은 죽음까지도 불사할 수 있는 용기를 주지만, 어떤 일에 죽어야 하는가는 알려주지는 못한다.

과거 세월호 사건 당시 소위 구원파로 불리는 기독교복음침례회가 한 기자회견에서 '순교도 불사한다'는 과격한 문구가 있었다. 본인들에게는 순교지만, 과연 그것이 진정한 순교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이다. 구원파가 속칭 이단이라 그렇다고 볼 수 있지만, 이런 치우침이 내 안에는 없는지 항상 살펴야 한다. 성경에서는 너희는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마10:16)고 했다. 단순히 나열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뱀과 같은 지혜가 비둘기같은 순결보다 먼저이다. 

 

죽느냐 사느냐

최근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로 신천지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크다. 이단의 특징은 교리의 간결함일 것이다. 교주의 카리스마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단순함이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준다. 예배에 목숨걸고, 신념에 목숨거는 것은 좋다. 하지만 목숨을 거느냐 마느냐가 아닌 그 행동 자체에 대한 고찰이 더 필요하다. 이것은 신천지만의 문제일까? 이번 위기는 교회는 얼마나 그들과 다를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한 집단에서 개인이 저항할 수 있는 공간은 무척이나 작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삶과 죽음이 걸려있는 문제 아닌가? 

마태복음12:12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그러므로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이 옳으니라 하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