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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 필요한 의학지식

감기엔 약이 없다

감기엔 약이 없다

 

감기엔 약이 없다

감기에 걸렸을 때, 친정어머니는 얼른 약부터 먹어라고 하지만 시어머니는 아기 젖부터 먹이고 약 먹어라고 한다는 이야기가 책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어’(장수연 저)에 나온다. 원작의 문맥과는 전혀 상관없이 나는 감기 걸렸는데 무슨 약이야?”라고 말할 것 같다. 흔히 감기에 걸렸을 때 먹는 감기약은 콧물이나 기침 같은 증상을 줄여주는 대증요법이 사용되고 있고 외국에서는 감기 때문에 병원에 가더라도 약을 처방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감기가 위험한 것은 증상이 지속되면서 폐렴과 같은 다른 병으로 발전할 때이며 대부분은 우리 몸이 가진 면역체계로 회복할 수 있다. 흔히 약장사들이 말하는 면역력과는 달리, 면역력이 갖추어 졌다는 것은 우리 몸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대항하여 과립구, 림프구, 대식세포 등을 적절히 잘 만들었다는 것을 말하는데 이 면역체계는 교감신경 우위(깨어서 활동할 때)와 부교감신경 우위(쉬거나 잠을 잘 때)의 조화가 잘 이뤄질 때 강해진다고 한다. 바꿔 말하면, 피곤하거나 무리하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갓 태어난 아이의 경우, 어머니의 항체를 물려받아서 생후 6개월 이전에는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6개월이 지난 후에는 자신의 면역체계를 갖춰서 바이러스와 싸우게 되기 때문에 감기에 많이 걸린다고 한다.

 

추워서 감기에 걸린다고?

감기에 걸리는 계절은 추위를 느낄 수 있는 계절(환절기나 겨울)이다. 감기의 원인 자체가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추위가 감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추위가 면역 기능에 변화를 주어서 감기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습도가 바이러스의 활동에 영향을 주는 큰 요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추운 겨울에 난방을 하는 실내에서는 건조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기 쉽다고 한다

 

주사 한 대 맞으면 감기가 낫는다

어릴 적 병원에 가면 주사를 맞고 감기가 나았던 기억이 있다. 요즘 소아청소년과를 가면 감기에 주사를 놓은 것을 더이상 볼 수 없다. 엉덩이에 맞는 주사는 소염진통제나 마이신 계열의 항생제 두가지 계열이 있는데, 마이신 계열의 항생제는 바이러스 효과가 없기 때문에 감기가 걸린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고 소염진통제는 감기의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대증요법을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최근 병원에서 감기환자에게 주사를 처방하는 모습을 볼 수 없는 이유는 약을 먹으면 2시간 이후에 약효가 나타나고 근육에 주사할 경우 30분내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감기라는 병의 위상이나 대증요법에 불과한 처방을 볼 때, 한 시간 반을 앞당겨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굳이 주사기로 소염진통제를 주입한 이유는 아마도 일종의 퍼포먼스인 것 같다. .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니다

독감이라고 부르는 인플루엔자는 독한 감기가 아니다. 흔히 말하는 독감예방주사 역시 독한감기를 예방하는 것이 아니며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주사이다. 인플루엔자는 일반적인 감기 바이러스와는 다른 바이러스이며 증상은 비슷하지만 살상력이 강해서 주기적으로 인류에게 많은 피해를 입히고 있다. 2400백년전 히포크라테스의 문서에도 나오는 인플루엔자는 1918년의 스페인 독감은 4천만명이 죽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인플루엔자는 RNA를 기반으로 자기복제를 하기 때문에 변이가 심하며 인간뿐 아니라 다른 조류/포유류에게도 치명적인데, 종을 넘어서면서 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예전에 조류독감으로 불렸던 AI(조류 인플루엔자)는 조류를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창궐한 결과이다. 조류인플루엔자가 인간에게 전염될 확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염되면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