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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해 본 생각

옳고 그른 감정은 없다.

어려운 공감

나와 아내는 최근 집 문제로 말다툼을 자주 했다. 아내는 단독주택에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때마다 나는 단독주택에 살기 위해서 필요한 돈이 생각이 난다. 돈 문제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기 쉽다. 아내가 단독주택에 살고 싶다는 이야기가 내게는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봐라라든지 혹은 지금까지 돈 다 뭐 했냐?’는 투로 들려서 무척이나 거슬렸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그래도 단독주택을 장만하려면 적어도 10억 이상이 필요함을 아내에게 몇 번이나 설명했음에도 아내는 단독주택이야기를 잊을 만 하면 꺼낸다. 현실적으로 안 되는 것을 알면서 왜 자꾸 반복적으로 단독주택을 말하느냐는 질문에 아내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그냥 단독주택에 살고 싶은 것을 이야기 하는 것 뿐이야.”

솔직하게 말해서 아직까지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아내는 공감을 원하는 것이다. 나는 그 때마다단독주택에 살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려 했었다. 믿기지 않지만 여러 책을 살펴본 결과 정답은 이것이다.

. 네가 정말 단독주택에 살고 싶구나.”

저렇게 해답도 없는 애매한 대답이 아내가 듣고 싶어하는 정답이라는 것이 믿기지도 이해되지도 않지만 정말 공감을 원했었나 보다. 사실 공감해주라는 말이 새롭지는 않다. 돌아보면 몇 번 접했던 내용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감정에 어떻게 대응하라는 내용을 보다 보니 밑도 끝도 없이 공감해주라는 말 보다는 훨씬 설득력이 있었다.

 

감정을 학습하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배운다. 아이가 태어나고 처음 만나는 사람, 보통은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아이는 다른 사람과 자기 자신에 대해서 배운다. 이를 애착(attachment)라고 하는데, 이 단계에서 애착 형성에 실패한 아이는 이후 자신의 정서 발달과 사회적인 발달에서 정상적인 발달을 하지 못하고 뒤쳐진다. 애착관계를 통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사회적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를 배운다. 감정은 자주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반응을 정리해 둔 목록과 같은데 아이들은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배운다. 때문에 부모는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정확하게 읽어야 하고 이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말로 표현하면 감정은 누그러진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그 감정이 누그러진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한 단어로 말할 때, 아이의 두뇌에서 언어적 소통과 비언어적 소통이 연결되면서 정서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지금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주변 상황을 같이 설명하면서 기쁨, 슬픔, 질투 등의 구체적인 단어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행동은 결국 감정을 분류하는 일과 같은데 이는 행복한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특징이라고 한다. 자신의 감정을 잘 정리한 아이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는데도 능숙할 수 있다.

 

옳고 그른 감정은 없다.

감정은 판단의 대상이 아니다. 감정은 반사적이고 단지 나타나 있는 현상이다. 따라서 감정을 두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부모는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때로 아이가 의도치 않은 일에 화를 내는 경우에는 그 감정 자체를 나무라기 보다는 감정을 존중하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의 역할

감정은 전염된다. 군중 속에서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개인이 공유하는 이유는 사람의 뇌 구조가 다른 사람과 공감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서 보면 심장박동과 체온이 같은 관계에서 환자의 상태가 더 호전되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이는 공감이 사람들을 진정시키다는 것을 보여주며, 공감은 그 자체로 사람에게 어떤 기능을 하는 것이다. 공감 능력은 상당부분 타고나기도 하지만 연습과 반복을 통해서 학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