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안내자료가 필요
첫째 초등학교 이틀째이다. 입학식 날은 세리머니에 바빴고, 어제는 실제 첫 등교라서 준비물이 많았다. 아이 준비물 챙기느라 정신이 없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각종 동의서가 많았다. 학부모 대상으로 한 오리엔테이션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각자 분야별로 분업이 잘 되어있으나 정작 누군가가 모든 분야를 총괄한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나는 초등학교에 우리아이를 보내는 것인데 선생님은 교과과정에 대해서 조리사 선생님은 급식에 대해서만 설명했다. 내가 궁금한 돌봄교실이나 방과후 과정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었다. 마치 으레 선행학습을 했겠거니… 하는 전제가 깔려있는 듯 했다. 가정통신문도 부서별로 각각 보내는 듯한 느낌으로 읽는 사람 입장에서 정리가 되지 않고 산만했다. 금융회사의 약관이나 설명서가 산만하고 어렵다고 하는데 학교의 가정통신문도 챕터별로 한꺼번에 작성하고 읽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종이를 찢어서 회신하는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2019년이다.
<사진:알림장앱:아이엠스쿨>
적응기간
불만은 이정도로 하고, 첫째는 학교에 열심히 적응 중이다. 9시 시작하는 정규 수업을 마치고 돌봄교실까지 마치면 대략 오후 4시 반정도가 되는데 안쓰럽기도 하지만 이 시기 아이들이 겪어야 할 과정인 것 같다. 막상 집으로 일찍 데려오더라도 티비나 휴대폰을 보는게 전부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돌봄 교실이 더 낫다고 본다. 하교하면서 첫째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물었는데 다행히 밥도 맛있었고 재미있었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잠들기전에는 오전돌봄교실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규 수업을 오전돌봄교실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재미있기도 했고 짠하기도 했다. 선생님한테 혼난 이야기를 했는데 돌봄 교실에 가는 학생은 교실에 앉아있고 하교하는 학생들은 밖으로 나오라는 지시에 첫째가 밖으로 나가서 선생님께 한 소리를 들은 모양이다. 새로운 환경을 접할 때, 사람이 얼마나 실수를 많이 하는지를 이야기하면서 차차 나아질 거라고 위로해줬는데, 첫째는 마음이 계속 쓰이는 모양이다. 선생님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못 알아듣겠고 너무 지루하다고 했다. 두 번 혼났다고 하는데 그 중 한 번은 왜 혼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아이를 믿는 수 밖에…
흔히 고정된 것으로 생각하는 IQ는 실제로 주변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낯선환경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은 이와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어제 학부모 오리엔테이션에서 교과과정을 설명하던 선생님은 학교는 보육이 아닌 교육시설이라고 말했다. 난생처음 보육자가 아닌 본격적인 교육자를 만난 아이들이 당황하는 것은 당연하다. 안쓰럽지만 첫째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일 것이다. 나도 초등학교 1학년때가 기억이 나는데 몇몇 장면은 단순히 이미지가 아닌 앞뒤 정황까지도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1학년은 상당한 인지능력이 갖춰진 나이이고 나름 선생님에 대해서 판단하고 대응할 능력이 충분히 있다. 물가에 나간 아이처럼 안쓰럽지만 그 능력을 믿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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