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일을 보내며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
눅 13:1-3

그 때 마침 두어 사람이 와서 빌라도가 어떤 갈릴리 사람들의 피를 그들의 제물에 섞은 일로 예수께 아뢰니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는 이 갈릴리 사람들이 이같이 해 받으므로 다른 모든 갈릴리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 줄 아느냐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
================



왜 그러셨어요? 하나님!

하나님을 믿으면서 혹은 살아가면서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왜? 라는 의문이 들 때이다. 왜? 내가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지? 하는 생각은 자신을 갉아먹는다. 이런 인과론에 신앙은 쉽게 무너지기 쉽다.



인과의 세계관

사실 이런 인과관계는 성경에 가장 많이 언급되는 구조이다. 구약 때부터 잘 이기던 전쟁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면 싸움에 졌고, 신약에서도 예수님을 만나서 하루 아침에 인생이 바뀐 사람들 투성이다. 어쩌면 기독교의 강점은 이런 단순한 인식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단순한 세계에서 튀어나와 또 다른 말씀을 하신다.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복잡한 세상

세상은 복잡하다. 모든 일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그냥 일어난 것처럼 보이는 일, 혹은 내 수준에서는 도무지인과관계를 알 수 없는 일도 많다. 인생을 살면서 상당수의 사건들은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다. 그런 맥락에서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은 매사에 기뻐하고 실제로 감사하라는 의미보다는 덤덤히 받아들이라는 의미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살전 5:16-18
================

좋은게 좋긴 하지만

하나님을 오랜시간 믿으면 믿을수록 하나님의 능력에 의지한다는 미명아래 점점더 하나님과 멀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은 주의해야 할 점이다. ‘하나님께 구했더니 주셨어요.’라는 고백은 긍정적이고 즐거운 삶을 사는 중요한 자세이지만 만약 달라고 요청했을 때 좋은 것을 안 주시면 믿지 않겠다는 고백인지 스스로 살펴야한다. 위 성경에 나오는 것 처럼 반대 이야기도 마찬가지이다. 죄를 지어서 저렇게 되었다는 접근은 결국 하나님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가 적절하게 매칭되었은지를 평가하기보다는 자신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

신앙의 시작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신앙의 본질이다. 심지어는 예수님도 자신의 죽음을 놓고 기도했지만 결국 자신에게 놓인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신앙은 우리의 모든 것이 하나님께부터 왔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피조물이 아닌 하나님의 자리에서 원인과 결과를 인색하게 계산하는 순간 우리의 믿음은 산산히 부서진다.